오늘은 그 많고 많은 병원 중 발 전문 병원에서 있던 일이 인상 깊어 글을 쓰게 됐다. 그동안에 홈페이지를 만든 김에 이것 저것 흐름이 없어도 올리고 볼걸, 괜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던 것 같다.
기억이라도 남기면 추억이 되는데 좋은 추억이 많아도, 정작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정작 종이에 쓰고 발견한 일기는 조금이나마 기억을 되돌려 줬다. 이제는 좋은 일이 있으면 쓰고 안 좋은 일은 쓰지 않는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이렇게 첫 글이 되었다.
병원에서 발목을 봐주시던 선생님이 사실 어깨를 전문적으로 봐주시는 선생님을 추천해 주셔서 어깨도 협진을 했다. 처음 인상은 난 아픈데 왜 안 아플 것이라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지만, 그래도 check up을 정말 섬세하게 하셨다. 정밀한 기계를 다루는 공학자처럼 보였다.
외형으로 기억하려 했을 때, 뇌리에 남는 형은 아니지만, 친절한 눈매와 따듯한 목소리를 갖고 있으신 것 같았다. 유머러스한 느낌이 중간 중간 말에서 느껴졌다. 너무 편하고 방안이 따듯한 분위기라 선생님 옆에 계속 남아있고 싶었다. 대화가 즐겁고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을 잘 치료해 주셨다. 가장 돈을 쓰지 않고 어깨가 잘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도와 주시며 운동법이 담긴 QR코드도 받았다. 너무 칭찬이 길었나? 항상 대기자가 많아질 때가 많아서 환자가 적어지면 좋겠지만, 좋은 선생님이 있어야 환자들이 나으니 어쩔 수 없지… 섬세하게 챙겨주시는 그 와중에 QR코드를 잃어버렸다고 하니까
분실한 거겠지!
나도 모르게 너무 그 말이 재미있게 들려서 아파서 병원에 가고, 즐겁게 병원에서 나온다. 나의 대답은, 그래도 집에 있어요! 그렇게 웃는 소리를 듣는데 편안했다.
어떻게 그런 많은 공부를 했고 한 분야를 파시면서 다른 분야도 깊게 알고 있는지 신기하다. 점점 나는 그 병원에서 특이케이스가 되고 있다. 엄마가 낳을 때부터 특이케이스 였는데, 이제는 다른 케이스로 가버렸다. 아픈 곳이 너무 많다.
이상윤선생님을 만나는 날은 설렌다. 그런데 오늘은 기분이 더 좋았던 특별한 날이었다. 내 머리의 상처도 급 발견하시고 어깨가 아닌 머리 상처도 함께 치료해주면서 다음에 오면 또 해준다고 하셨다. 다른 방에서 재활하고 있는 중에도 내가 아픈 부분을 열심히 설명해 주시고 가셨다. 그때… 나는 생각난 머리의 다른 부분 상처도 말했다. 치료 마치고 오면 다시 소독해 준다고 하셨는데, 피부과에서 느낄 수 없는 치료를 받는 느낌이었다. 주변에서 나를 많이 챙겨주는 것에 너무 행복했다.
사실 나이 차이도 열은 더 넘게 차이가 나겠지만 띠동갑을 만나는 여자애들이 이해가 안 갔는데 상상을 막상 해보니 이젠 이해가 됐다.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도 연상은 아예 노노 절대 안돼. 인 고집불통에서 가능할 수도 있는 사실임을 생각해본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