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아닌 내가, AI 챗봇을 워드프레스에 심기까지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코드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지금도 스스로를 “호기심 많은 사람” 정도로 소개합니다. 그런 제가 최근에 한 일은 — Claude API와 Cloudflare Worker를 이어 붙여, 제 워드프레스 사이트 안에 실제로 작동하는 AI 챗봇 하나를 심는 것이었습니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시작은 단순한 질문이었습니다. “AI로 뭔가 만들어보고 싶은데, 서버 비용은 최대한 아끼고 싶다.” 그래서 고른 조합이 이거였습니다. 화면은 워드프레스, 두뇌는 Claude, 그 사이를 잇는 중계 서버는 Cloudflare Worker.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하루, 실제로 심는 데 반나절

가장 먼저 한 일은 Cloudflare에서 Worker를 하나 만들고, 그 안에 API 키를 안전하게 넣는 것이었습니다. 이 키가 밖으로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HTML 파일에는 절대 넣지 않고 Worker의 ‘비밀 변수(Secret)’에만 저장했습니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이게 이 구조 전체의 보안을 지탱하는 지점이라는 걸 이해하고 나니 나머지 과정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그다음은 실제로 챗봇이 화면에 뜨게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완성된 챗봇 HTML 파일을 들고, 파일질라로 제 워드프레스 서버(cPanel 호스팅)에 FTP 접속을 했습니다. wp-content/uploads/chatbot/ 폴더를 새로 만들고, 그 안에 챗봇 파일과 이미지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글 편집기에서 “사용자 정의 HTML” 블록 하나로 그 파일을 페이지에 불러왔습니다. 코드 몇 줄이 전부였지만, 그 몇 줄이 서버와 화면을 잇는 마지막 다리였습니다.

챗봇에 표정을 입히다

기능만 있다고 다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처음 마주하는 건 결국 이 작은 캐릭터니까요. 그래서 챗봇 아이콘과 로딩 애니메이션까지 하나하나 표정을 그려 넣었습니다.

챗봇 마스코트 구르미 아이콘과 로딩 애니메이션

대기 중엔 눈을 깜빡이고, 응답을 준비할 땐 표정이 조금씩 바뀝니다. 이 작은 구름이 “연리연리”에 놀러 온 사람들을 처음 맞아주는 얼굴이 됩니다.

MCP, AI와 도구들이 같은 언어로 대화하는 방법

이번 구조에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조각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MCP(Model Context Protocol)입니다.

쉽게 말하면 MCP는 AI와 여러 도구들이 같은 언어로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공용 어댑터’입니다. 원래는 AI가 노션이나 지메일 같은 서비스와 연결되려면, 그 서비스 전용의 복잡한 연결 코드를 하나하나 새로 짜야 했습니다. 그런데 MCP는 정해진 하나의 규격으로 되어 있어서, 어떤 도구든 이 규격에 맞춰 문을 열어두기만 하면 AI가 그 문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묻고 받아올 수 있습니다.

제 챗봇 구조로 보면 이렇습니다. Claude가 직접 노션 서버에 접속하는 게 아니라, Cloudflare Worker가 중간에서 ‘MCP 통역사’ 역할을 합니다. 챗봇이 “지난주 정리해둔 내용 찾아줘”라는 요청을 받으면, Worker가 그 요청을 MCP 규격에 맞는 언어로 바꿔서 노션에 전달하고, 노션이 돌려준 답을 다시 Claude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넘겨줍니다.

이게 실제로 왜 쓸모 있냐면, 챗봇이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창구’에서 ‘내 워크스페이스와 실제로 연결된 비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노션 MCP를 연결하면, 챗봇에게 “이번 달 정리해둔 아이디어 목록 보여줘”라고 물어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메일 MCP를 연결하면, 반복적으로 쓰는 답장의 초안을 챗봇이 미리 만들어두게 시킬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아직 두 연동을 다 켜두진 않았지만, 이 구조를 짜놓은 순간 ‘작은 화면 하나가 내 여러 도구들과 이어지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개발자가 아니어서 오히려 남길 수 있는 기록

이 과정에서 제가 느낀 건, 지금 시대의 “만든다”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를 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좋은 도구들을 정확한 순서로 이어 붙이는 일에 더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Cloudflare, Claude, 워드프레스, FTP, 그리고 MCP까지 — 각각은 이미 누군가 잘 만들어둔 도구입니다. 제가 한 일은 그것들 사이에 다리를 놓은 것뿐입니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도, AI를 도구로 정확히 쓰면 원하는 걸 만들 수 있다는 것. 이번 챗봇은 그 증거 하나를 제 사이트 안에 직접 심어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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